연극 러브레터
날짜 2024-04-10 오후 6시
좌석 E열 15번
공연 시간 100분 (인터미션없음)
캐스팅 정보석 | 유선
처음 봤던 뮤지컬이 너무 즐거웠기때문에,
뮤지컬에 비해 다소 정적일 수 있는 '연극'은 나에게 어떻게 다가올까 문뜩 궁금해하고 있던 찰라에
이런 저런 연극들을 기웃거리다 내가 너무 좋아하는 배우님들의 2인극을 볼 수 있는 극이 있다고?!?! 당장 예매 갈겨!!
어쩌다보니 예매를 결정하게 된 시기가 만우절이었는데,
그 어떤 광고도 없이 갑자기 만우절 특가로 결제가 되더라..?
오히려 좋아..
극의 줄거리는 사실 간단하다.
시놉시스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앤디'와
글보다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멜리사'가
50년에 걸쳐 주고 받은 특별한 러브레터를 중심으로 극이 이루어져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보다는 부모님이 원하는 모습으로 사는 것이 익숙한 모범생 '앤디'와
부잣집에 태어나 부족함 없어 보이지만,
딸보다 본인의 인생에 더 관심이 많은 엄마를 둔 '멜리사'는
편지로 시시콜콜한 일상부터 애틋한 감정까지 함께 나누며
서로의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친구'가 되어 간다.
하지만 앤디의 전학 이후 오로지 편지로만 지속되는 관계,
닿을 듯 닿지 않는 타이밍으로 인해 멜리사는 지쳐간다.
그래서 둘이 결혼 하는데 마는데!! 라는 궁금증과
2인극이라는 특성에 따라,
그 넓은 극장을 두 사람의 에너지로 다 채울 수 있을까? 라는 기대를 안고
LG 아트센터로 향했다.
서울살이 2개월차인 나는 마곡이라는 동네도 처음이었고,
LG 아트센터도 처음이었는데,
굉장히 깔끔한 시설에 1번 놀라고, 아트센터 크기에 또 한번 놀랐다.
대학로 극장보다 훨씬 큰 느낌..?
그래서인지 LG 아트센터에서는 연극, 뮤지컬, 오케스트라 등
더 다양한 공연들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극장에 들어가 확인해본 좌석에서의 시야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R석 E열15번 자리라, 우측 시야이긴 했으나 무대와의 거리도 멀게 느껴지지 않았고
실제로 관극하면서 정보석 배우님이나 유선 배우님의 표정연기까지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50년이라는 시간동안 주고받은 편지에 대한 내용이기 때문에,
청소년이었던 앤디와 멜리사,
청년의 앤디와 멜리사,
중년의 앤디와 멜리사,
그리고 장년 그들이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비슷한 듯 다른듯, 계속해서 각 인물의 내면이 바뀌어 가는데,
정보석 배우님과 유선 배우님의 연기 만으로 성장하는 두 인물의 삶이 그려진다는 것이 너무 신기했다.
두 사람만으로 가득 차는 무대와 몰입감이 굉장히 돋보이는 극이었다고 생각한다.
글을 좋아하는 소년과
그와 가까워지고 싶으나 계속해서 따라주지 않는 상황 속에서
활발한 멜리사가 내리는 충동적인 결정들이
나에게는 꽤나 공감이 되었다.
극 중, 편지만 주고 받아야 하는 상황이 지겨워진 멜리사가 앤디에게 보낸 편지에
"우리는 서로 말을 주고 받을 수 있어. 종이에 쓰는 것보다 훨씬 더 서로를 이해할 수 있다고! "
라는 대사를 하는 부분이 있다.
유선 배우님의 뾰루퉁한 표정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스러움이 가득 묻어나는 말투가
굉장히 극의 인물을 잘 분석하셨다는 생각이 드는 대목이기도 했다.
물론, 정보석 배우님의 노련함이 담긴 앤디또한 굉장히 매력적인 인물로 등장했다.
극을 다 보고 나서 참 다양하게 그들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과연 앤디와 멜리사는, 서로를 사랑했던 걸까 또는 그 시절의 자신을 사랑했던 걸까.
세상의 모든 관계는 유기적으로, 그리고 복잡하게 연결되어 있어
끊어진 것 같으나 끊어지지 않고
가까운 것 같으나 가깝지 않고
잡힌 것 같으나 잡히지 않는
어쩌면 이 모든 관계가 나의 착각이진 않을까 고민하게 될 때도 있다.
앤디와 멜리사의 관계 또한
극을 본 모든 사람이 모두 다른 감상을 했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복잡했다.
오랜만에
인간관계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해볼 수 있어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정보석 배우님과 유선 배우님의 연기를 눈 앞에서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
연극은 뮤지컬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면서
앞으로 기회가 될 때마다 연극도 자주 보러 가야지~!!
내 통장 눈 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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