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ETC

[필사] 무명의 감정들

Dream Amal 2024. 1. 17.

인스타툰 작가님 중 최애 작가님이 책을 내셨다.

종이를 더 좋아하는 아날로그인간(?)인 나에게 책이란....

너무*10000000 좋은 글감들이 많지만, 그 중 현재의 내 상황에 너무 와닿는 몇자를 옮겨본다.


복도에 머무는 사람

애매함에 치를 떨게 되는 순간이 있다.
이도 저도 아닌 나를 견딜 수 없는 순간.

성격, 모나지 않음.
재능, 중간 정도.
외면, 몹시 평범.
내면, 못되진 않음.

어느 쪽도 깊게 속하지 못하는 것이
근사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확고한 사람이고 싶었다.
이왕이면 좋은 쪽으로.

그러나 나쁜 쪽으로도
확고히 빠져들지 못했을 때,
그때에도 내가 미워진 것은 왜일까.

우울,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님.
다이어트 강박, 많이 먹으면 양심을 찔림.
불면, 때에 따라 잘 잠.
완벽주의, 대충 살고 있으면서 불안함.

나를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참 재미없는 사람 같다.
복도에 서 있기보다는
어느 한끝 방 안에 들어가 푹 눌러앉고 싶었다.

나는 늘 복도 끝에 머무는 사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그것에 작게 좌절하고
또 작게 일어서는, 그냥, 사람.

재미없게는 살아도
거짓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그저 복도에 서 있다.
미지근한 복도에.

이런 애매한 나는
그냥,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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